회의를 두 시간 넘게 했는데 끝나고 나서 "그래서 뭐가 결정된 거지?" 싶었던 적,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저도 팀을 운영하면서 하루에 조회·종례 두 번씩 점검 회의를 했는데, 어느 순간 회의만 하다 하루가 끝나는 날이 반복됐습니다. 회의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회의를 제대로 설계하지 못한 게 문제였습니다.회의가 길어지는 진짜 이유 — 아젠다와 목표 설정일반적으로 회의가 길어지면 참석자가 너무 많거나 안건이 많아서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핵심은 아젠다(Agenda), 즉 회의 안건이 사전에 명확하게 공유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아젠다란 단순히 "오늘 뭐 얘기할 것"이 아니라, 이 회의가 끝났을 때 반드시 도출돼야 하는 결과물을 미리 정의해 놓은 것..
회의실을 나오는데 팀장님이 한 마디 던집니다. "오늘 중으로 F/U해서 R&R 정리해 공유해줘. 다른 팀도 인볼브해야 하니까 컨센서스 맞추고 랩업 내용은 따로 남겨둬." 주변 사람들은 다들 고개를 끄덕입니다. 저만 혼자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신입 시절, 딱 그 장면이었습니다.직장에서 쓰는 영어 줄임말이 효율적인 소통 수단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뜻을 모르는 사람 앞에서는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쓰게 된다고 하지만, 제 경험상 처음엔 꽤 당황스럽습니다. 직장인 영어 줄임말 용어 정리: 자주 쓰이는 것들회의록이나 메일에서 자주 마주치는 용어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뜻만 아는 것보다, 어떤 맥락에서 쓰이는지를 함께 알아두면 훨씬 빠르게 익숙해집니다.회의·업무에..
급하게 저장한 파일을 찾겠다고 폴더를 하나하나 열어본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저도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기타", "임시", "작업방" 폴더 안에 온갖 파일을 던져 넣고, 나중에 정작 필요할 때는 그 안을 뒤지다가 시간을 통째로 날려버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건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였습니다. MECE 원칙부터 파일 네이밍 규칙까지, 한 번 제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MECE 원칙으로 폴더 구조 잡기폴더 정리가 무너지는 가장 흔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어디에 넣어야 할지 애매한 파일이 생겼을 때, 마땅한 자리가 없으니 일단 손에 잡히는 폴더에 넣어버리는 것입니다. 저도 이게 습관이 되어 있었는데, 사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컨설팅 방법론에서 왔다는 걸 알고..
일요일 밤이 되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대체 뭘 한 거지? 저도 한때 하루를 15분 단위로 쪼개 플래너에 빼곡히 채워 넣고, 그대로 지키지 못하면 자책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시간 동안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지는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시간을 아끼는 것과 시간을 제대로 쓰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목표 관리 없는 시간 관리는 껍데기다시간 관리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분 단위로 일정을 짜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생각이 오히려 문제의 출발점이었다고 봅니다. 실제로 제가 직접 써봤는데, 1분 단위 플래너를 몇 달 동안 유지해도 삶이 크게 달라진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촘촘하게 채운 일정표를 보며 뿌듯한 기분은 잠깐이고, 시간이 지나면..
밤 10시가 넘어서야 시작되는 화상 회의, 영어로 논리를 세우느라 정작 하고 싶은 말의 절반도 못 꺼내던 순간들. 저도 처음엔 그게 그냥 시차와 언어의 문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회의가 끝날 때마다 결론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느낌, 그 이유가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권한 구조가 무너지면 문화 탓을 하게 된다다국적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때 이런 장면이 반복됐습니다. 한국 팀이 현지 시장 데이터를 근거로 의견을 냈고, 본사는 "좋은 인사이트네요"라고 화답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전략 문서에는 그 내용이 한 줄도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저도 '우리가 더 강하게 밀었어야 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BridgeWorks Global의 다지역 연구 결과를 보니,..
열심히 일했는데 정작 중요한 건 하나도 못 했다는 느낌, 받아보신 적 있으십니까? 저는 꽤 오래 그 함정에 빠져 있었습니다. 해결의 실마리는 생각보다 단순한 도구에 있었는데, 바로 아이젠하워 매트릭스였습니다. 긴급성(urgency)과 중요성(importance), 딱 두 가지 기준만으로 업무 전체를 재편할 수 있습니다. 업무 우선순위를 망치는 습관, 긴급성 착각바쁜 것과 생산적인 것은 다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꽤 오랫동안 이 두 가지를 같은 것으로 착각했습니다.제가 직접 겪은 일입니다. 회사에 출근하면 메일부터 열었고, 누군가 말을 걸면 그 일부터 처리했습니다. 빨리 끝낼 수 있는 잡무를 먼저 지워나가면서 성취감을 느꼈죠. 할 일 목록의 체크박스가 하나씩 채워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