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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 17년을 버틴 마케터가 꼽은 직장인의 가장 흔한 실수는 "잘하는 걸 버리고 못하는 걸 고치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그 실수를 정확히 했던 사람입니다. 꼼꼼함이 강점이었는데 사람들과 더 잘 어울리라는 피드백 한마디에 몇 달을 낭비했거든요. 이 글은 그 경험에서 출발합니다.

 

나만의 강점을 찾기. 강점이 꼭 장점인 것은 아니다

강점 올인: 미지근한 인재는 아무도 찾지 않습니다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이라는 말을 들으면 많은 분들이 SNS 관리나 자기소개서 다듬기를 떠올립니다. 여기서 퍼스널 브랜딩이란 조직 안에서 내가 어떤 사람으로 인식되는지를 전략적으로 설계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설계의 출발점은 언제나 강점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조직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이도저도 아닌 상태가 됩니다. 여기서 지적받고 저기서 피드백을 받다 보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에너지를 쏟게 되고, 원래 잘하던 부분은 "이 정도면 됐지"라며 내버려 두게 됩니다. 결국 강점은 흐릿해지고, 약점은 어설프게 채워진 채로 몇 년이 지납니다.

 

팀장님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하셨을 때 저는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때부터 안 하던 스타일로 사람들과 어울리려 했고, 원래 잘하던 꼼꼼한 작업들은 당연한 것처럼 여기게 됐습니다. 돌아보면 그 시기에 제 색깔이 가장 없었습니다.

 

강점에 올인한다는 건, 단순히 좋아하는 일만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조직 안에서 특정 상황이 생겼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되는 것, 그게 핵심입니다. "꼼꼼한 일은 저 친구한테 맡기면 된다"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 진짜 목표입니다. 차별화 포인트(Differentiation Point), 즉 나만의 뚜렷한 비교 우위를 하나 갖는 것이 미지근하게 전방위로 잘하려는 것보다 훨씬 강력합니다.

  •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집중할수록 강점은 희미해집니다
  • 조직에서 "그 일은 저 사람"이라는 인식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 뜨겁거나 차갑거나, 미지근한 인재는 필요할 때 아무도 찾지 않습니다
요약: 강점을 어느 정도 하고 버려두지 말고, 그 영역에서 조직 내 1순위로 떠오르는 사람이 되는 것이 퍼스널 브랜딩의 핵심입니다.

 

상사 활용: 모시는 대상이 아니라 최고의 자원입니다

많은 분들이 상사를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 게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혼자 묵묵히 일을 처리하고, 다 완성된 결과물을 깔끔하게 들고 갑니다. 저도 오랫동안 그게 맞는 방식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상사 입장에서 "서프라이즈 결과물"은 결과가 좋아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합니다. 관리자로서 중간 과정을 몰랐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거든요. 제가 혼자 처리하고 나중에 보고했을 때, 상사가 "진행 상황을 왜 공유 안 했냐"고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결과는 괜찮았는데도요.

 

이해관계자 관리(Stakeholder Management)란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물들과의 관계를 전략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직장에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는 다름 아닌 직속 상사입니다. 상사가 하루 종일 가장 많이 생각하는 건 부하 직원이 아니라 자신의 상사입니다. 그 맥락을 이해하면, 내가 어떻게 움직여야 상사에게 "필요한 사람"으로 인식될지가 보입니다.

 

복도에서 잠깐 마주쳤을 때 "지금 이 프로젝트에서 이런 부분이 막히는데, 어떻게 보세요?"라고 한마디 꺼내는 것과 그냥 "안녕하세요"로 끝내는 것. 이 차이가 쌓이면 나중에 완전히 다른 결과로 이어집니다. 상사를 활용한다는 건 아부가 아니라, 상사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겁니다. 그래야 상사도 "내가 키운 사람"이라는 뿌듯함을 느끼고, 그 친구를 끝까지 챙기게 됩니다.

 

다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상사를 적극 활용하라고 알려져 있지만, 업무 외 시간에 일 얘기 꺼내는 걸 불편해하는 스타일의 상사도 분명 있습니다. 상사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먼저 파악하고, 그에 맞춰 접근 방식을 조율하는 것이 실제로는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전략의 방향은 같더라도, 실행 방식은 사람마다 달라야 합니다.

 

요약: 상사는 모시는 대상이 아니라 내 성과를 높여줄 핵심 자원이며, 중간중간 공유하고 인풋을 받는 것이 혼자 완성해서 들고 가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입니다.

 

포지셔닝: 불리한 전쟁터에서 걸어 나오는 법

브랜드 포지셔닝(Brand Positioning)이란 소비자의 인식 속에서 특정 브랜드가 차지하는 위치를 전략적으로 설정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 개념은 조직 내 개인에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내가 조직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는 사실이 아니라 인식의 문제입니다.

 

LG전자가 "핸드폰이 잘 깨진다"는 시장 인식에 맞서 싸우는 대신 디자인 카테고리로 전쟁터를 옮겨 초콜릿폰으로 반전에 성공한 사례는 이 전략의 핵심을 잘 보여줍니다. 잘못된 인식을 정면으로 반박하려 하면 오히려 그 인식이 더 강하게 부각됩니다. 모르던 사람까지 그 약점을 알게 되는 역효과가 생기는 거죠.

 

직장에서도 똑같습니다. 옆 동기가 빠릿빠릿하게 일 처리하는 걸로 인정받고 있다면, 거기서 그 친구와 경쟁하려 하지 않는 게 낫습니다. 그건 그 사람이 유리한 판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내가 약한 영역에서 비교당하지 않으려고 억지로 맞추다 보면 잘하는 영역까지 무너지는 속도가 훨씬 빨라집니다.

 

리포지셔닝(Repositioning)이란 기존의 브랜드 인식을 바꾸거나 새로운 인식을 심는 전략을 말합니다. 이미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혔다고 해서 회사를 옮길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같은 방식으로 같은 싸움을 계속하면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내가 잘할 수 있는 판을 새로 만들거나, 기존에 가진 강점을 새로운 각도로 포지셔닝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단, 이 전략이 항상 통하는 건 아닙니다. 전쟁터를 옮기는 것이 유효하려면 옮길 공간이 있어야 합니다. 조직의 구조나 업무 특성상 그 공간이 없는 경우라면, 인식 자체를 바꾸는 쪽으로 접근해야 하고 그건 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상황을 먼저 냉정하게 읽고 판단하는 게 먼저입니다.

 

요약: 내가 불리한 영역에서 버티며 싸우기보다, 내가 유리한 판으로 전쟁터를 옮기는 포지셔닝 전략이 조직 내 브랜딩의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점에만 집중하면 약점 때문에 평가에서 깎이지 않나요?

A. 실제로 조직에 따라 평가 기준이 균형 잡힌 인재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약점을 완전히 무시하라는 게 아니라, 치명적인 수준이 아니라면 "보완"에 에너지를 과도하게 쏟기보다 강점을 더 뚜렷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라는 의미입니다. 약점은 최소 기준만 맞추면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Q. 상사한테 중간중간 공유하면 오히려 일 못 하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요?

A. 공유의 목적이 "모르겠어서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진행 상황을 알리고 방향 확인을 받는 것"이라면 다르게 보입니다. "이렇게 진행 중인데, 이 방향 맞을까요?"처럼 주도권을 갖고 공유하면 일 잘하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보고 방식이 내용만큼 중요합니다.

 

Q. 이미 회사에서 이미지가 굳어진 것 같은데 바꿀 수 있을까요?

A. 브랜드 리포지셔닝이 가능하듯 조직 내 인식도 바꿀 수 있습니다. 다만 하루아침에 되지는 않습니다. 작은 성공 사례를 꾸준히 쌓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드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방향이 맞으면 인식은 반드시 따라옵니다.

 

Q. 상사 스타일이 워낙 달라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A. 먼저 상사가 선호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관찰하는 게 우선입니다. 짧고 빈번한 공유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정리된 보고서 형태를 선호하는지를 보고 맞추는 게 현명합니다. 방향은 같아도 실행 방식은 상대에 따라 달라져야 전략이 통합니다.

 

결론

강점에 올인하고, 상사를 자원으로 활용하고, 내가 유리한 판에서 싸우는 것. 이 세 가지는 머리로는 다 아는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그런데 막상 조직 안에 들어가면 피드백 한마디에 흔들리고, 혼자 묵묵히 하는 게 미덕인 것 같고, 옆 동료와 비교당하다 보면 어느새 내 판이 아닌 데서 싸우고 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퍼스널 브랜딩은 거창한 게 아닙니다. 조직에서 어떤 상황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되는 것, 그게 전부입니다. 지금 당장 거창한 변화가 어렵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내가 이미 잘하고 있는 것 하나를 찾고, 거기에 에너지를 더 쏟아보는 것. 그리고 다음 번에 상사와 마주쳤을 때 결과물이 아니라 진행 과정 한 줄을 먼저 꺼내보는 것. 그 작은 차이가 생각보다 빨리 인식을 바꿉니다.


참고로 직장인 퍼스널 브랜딩과 관련된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강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활용하는 직원일수록 직무 몰입도와 성과 모두 높다는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Gallup CliftonStrengths). 또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상사와의 관계 관리가 커리어 성장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역량 중 하나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참고: https://youtu.be/NqXFSuEuRKI?si=qHM0Li-T9zJrIdv6